아침이면 수봉산을 찾는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숲길을 걸으며, 스카이워크에 올라 인천의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은 많은 시민들에게 하루를 시작하는 소중한 휴식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스카이워크의 본래 목적은 사라지고 있다. 전망을 감상하라고 만든 공간이 일부 사람들에 의해 운동장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워크에는 분명히 안전수칙과 이용안내문이 붙어 있다. 뛰지 말 것, 질서를 지킬 것, 시설물을 훼손하지 말 것이라는 경고가 곳곳에 적혀 있다.
하지만 일부 이용객들은 그런 안내문을 마치 장식물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앞사람을 밀치듯 지나가며 달리고, 뒤에서 숨을 몰아쉬며 질주한다. 조용히 풍경을 감상하는 시민들 사이를 가로지르며 자신의 운동만 생각한다. 과연 그것이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의 자세인가.
더 심각한 것은 쓰레기 문제다. 담배꽁초가 바닥에 나뒹굴고, 마시고 버린 커피컵과 음료수 캔이 곳곳에 방치된다. 자신의 집 거실에도 그렇게 버릴 수 있는가. 집에서는 하지 못할 행동을 공원에서는 거리낌 없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 "내 것이 아니니까"라는 이기심 때문이다. 수봉산에는 운동할 공간이 부족하지 않다. 둘레길이 산 전체를 연결하고 있으며 곳곳에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다. 수봉공원 역시 걷기와 조깅을 즐길 수 있도록 잘 조성돼 있다.
그런데도 굳이 전망시설인 스카이워크에서 뛰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남들이 쉬고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려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공공질서를 무시하는 행동은 자유가 아니다. 배려 없는 자유는 이기심이고, 질서 없는 행동은 민폐일 뿐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쓰레기를 버려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뛰어다녀도 운동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말한다. 그러나 공공시설은 혼자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다.
한 사람의 무질서가 수십 명의 불편을 만들고, 한 사람의 이기심이 도시의 품격을 떨어뜨린다. 요즘 사람들은 선진국 시민의식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시민의식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담배꽁초 하나 버리지 않는 것, 커피컵 하나 챙겨 가는 것, 조용히 쉬는 사람을 배려하는 것, 바로 그런 작은 행동이 시민의식이다.
수봉산 스카이워크는 인천 시민 모두의 자산이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쉼터가 소음의 공간이 되고, 전망대가 운동장이 되고, 아름다운 숲이 쓰레기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에 행정기관은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CCTV를 확대 설치하고, 금연구역 위반과 쓰레기 무단투기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도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 스스로의 변화다. 아무리 좋은 시설을 만들어도 이용하는 사람의 의식 수준이 따라주지 못하면 결국 그 시설은 망가지고 만다. 수봉산의 문제는 시설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의 문제다. 스카이워크를 운동장으로 만들고,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버리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일부 시민들.
그들이 버린 것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시민의 양심이며 공공질서다. 이제는 묻고 싶다. 당신은 수봉산을 이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망가뜨리고 있는가./회장 양행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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