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농협이 최근 조합원 자격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 자격이 없는 이사들이 조합원 자격 심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17일 광명농협과 조합원들에 따르면 광명농협은 지난 5월 1일부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광명농협의 조합원은 2,000여 명에 이른다.

'농업협동조합법 시행령'에 보면 지역농업협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은 1,000㎡ 이상의 농지를 경영하거나 경작하는 자, 1년 중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자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광명농협은 전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조합원으로써 자격이 있는지 실태조사에 들어간 결과 최근 이사회에서 32명의 조합원에 대해 자격을 박탈했다. 이 가운데 1명은 이의신청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논란은 조합원 자격이 없는 일부 이사들이 조합원 자격 심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현재 광명농협의 이사는 13명(조합장 포함)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A이사의 경우 소하동 일대에 농지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 '가리대지역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토지 수용과 함께 최종 보상까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조합원과 이사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또 B이사의 경우 농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창고로 임대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것이다. 이에 광명시청은 B이사의 위법 행위에 대해 '원상복구' 명령을 최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장과 만나 자격 없는 이사들의 조합원 심사에 대해 문제를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자격이 없는 조합원도 문제지만 이사까지 맡아 조합원 자격 심사를 한다는 것이 정말 코메디 같은 일이다"라며 "조합장은 이를 개선하고 논란거리를 만들지 말아야 하는데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일부 조합원들은 "현 조합장의 경우 가족 등이 모두 조합원으로 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기에 딸이 농협 직원이다. 과연 농사를 짓고 조합원 자격이 있는지부터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정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협 관계자는 "조합원 자격 심사는 지난 6월 26일에 했다. 심사를 모두 끝마쳤다"며 "이사, 대의원, 영농회장들을 먼저 심사해 달라는 것이다. 본인 심사는 제척사항이라 빠진다. 그것은 그분들이 주장하는 것이고 내부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합장 가족이 조합원이 된 것도 자격이 되니깐 한다"고 설명했다./배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