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진평분육(陳平分肉)

배종석 | 기사입력 2020/09/27 [20:26]

(청풍명월)진평분육(陳平分肉)

배종석 | 입력 : 2020/09/27 [20:26]

사자성어에 진평분육(陳平分肉)이라는 말이 있다. 진평이 고기를 공평하게 나눠 줬다는 뜻이다. 승상 진평(陳平)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 양무(陽武)의 호유현(戶牖縣) 사람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진평분육이라는 말이 언제부터 나왔을까.

 

진평분육은 사기(史記) 진승상세가(陳丞相世家)에 나오는 말이다. 진평은 젊었을 때 집은 가난했으나 책 읽기를 즐겨했다. 또한 형 진백(陳伯)과 함께 살았다. 형은 항상 밭일을 하면서도 동생 진평이 마음대로 밖으로 나가 공부하도록 배려했다.

 

당시 진평은 빼어난 외모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동네 사람이 형 진백의 아내, 즉 형수에게 진평에 대해 논하자 그의 형수는 진평이 집안을 살피지도 않고 농사일을 돌보지도 않는 것을 핀잔했다. 이에 형은 이 말을 듣고는 아내를 내쫓아 버렸다.

 

이에 나이가 들어 진평은 장가를 가려했지만 가난한 집안에 어느 누구도 딸을 주려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호유현의 부자 장부(張負)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손녀딸이 다섯 번이나 시집을 갔으나 남편이 갑자기 죽어 사람들이 아무도 그녀에게 장가 가려하지 않았다.

 

이에 진평은 그녀를 눈여겨 보고 아내로 맞이하려고 했다. 기회는 찾아왔다. 그 당시 마을에 상을 당한 사람이 있었는데 진평은 가난해 하루종일 일을 도왔다. 이를 부자 장부는 진평을 주시했다. 어느 날 장부가 진평의 집에 가 보니 문밖에 장자(長者)의 수레바퀴 자국이 많았다고 한다.

 

이에 장부는 손녀를 진평에게 시집 보냈다. 부자집 손녀에게 장가를 간 진평은 그 이후 쓸 재물이 넉넉해졌고, 교류도 넓어졌다. 또한 마을에 토지 신에게 지내는 제사가 있었는 데 진평이 제사 고기를 나눠 주는 사재(社宰) 열할을 했다.

 

진평이 고기를 나눠 주고 먹게 하는 것이 매우 공평했다. 이를 지켜본 마을 부자 어르신들이 칭찬이 쏟아지자 진평은 "나로 하여금 천하를 주재하게 하더라도 또한 이와 같이 나눌 수 있다"며 자평했다고 한다. 여기서 유명한 고사성어로 진평분육(陳平分肉)이란 말이 나왔다.

 

자신이 마을 제사에서 고기나 나누고 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로, 진평은 자신에게 천하의 일을 맡겨도 얼마든지 잘 처리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는 말을 에둘러댄 것이다. 그 후 진평은 진나라가 혼란의 시기에 승승장구했다.

 

진평은 항우와 유방이 천하 패권을 다툴 시기에 유방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절묘한 계책을 내놓아 난관을 헤쳐 나가게 도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에게 붙은 별명이 지낭(智囊) 즉, '꾀주머니'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요즘 정치를 보면 진평같은 인물이 없다. 욕심만 가득찬 정치인들만 넘쳐나는 것 같다. 국민들의 고통과 어려움은 안중에도 없다. 오직 자신들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다. 심지어 미래를 내다보는 정치인들도 없다. 오직 말로만 먹고 사는 정치인들만 있다. 그래서 국민들이 불쌍하다./배종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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