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대북전단에 대한 민감한 반응,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배종석 | 기사입력 2020/06/22 [20:53]

(칼럼)대북전단에 대한 민감한 반응,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배종석 | 입력 : 2020/06/22 [20:53]

아주 어릴적 일이 생각난다. 국민학교 시절, 지금은 초등학교에 해당하지만 그 당시 북한이 뿌린 '대남전단' 일명 '삐라'를 산이나 들에서 자주 발견하곤 했다.

 

심지어 학교에선 '삐라'를 수집하는 행사를 자주하는가 하면 '삐라'를 주워오면 공책과 연필을 주던 시절도 있었다. 이 때문에 너도나도 산에 올라 '삐라'를 줍던 기억이 새롭다.

 

그 시절 '삐라'는 읽어서도 안됐다. 무조건 수집하면 학교나 경찰서로 가지고 가야 했다. 하지만 살짝 내용을 봤던 기억이 난다. 남한은 못사는 나라로 치부하는가 하면 대통령은 못된 대통령으로 묘사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시절이 좋아 '삐라'를 구경할 수 없지만 우리는 북한군을 '뿔 달린 도깨비'나 '늑대'인줄 알고 살던 시절도 있었다. 수시로 반공영화를 관람하러 다녔던 시절, 그 시절과 지금은 많은 차이가 있다. 오히려 북한을 너무 좋게 묘사하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대북전단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그것도 김여정 북한 제1부부장의 말 한마디에 남한이 이런 난리가 어디에 있는가. 탈북자들로 구성된 단체에서 대북전단을 보내는 문제에 대해 북한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그렇지만 더욱 웃기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더 난리다. 여기에 한 술 더떠 이재명 경기지사까지 나서 대북전단 살포를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도대체 왜들 난리인가. 6.15 남침을 저지른 북한에 대해 옹호하는 행사가 벌어져도 아무 제재도 안하던 자들 아닌가.

 

지난 해 본보는 파주에서 6.25 남침으로 죽은 '북한인민공화국 전사자들을 기리는 행사'를 모 단체가 진행한 사실에 대해 보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이후에 이재명 경기지사는 물론 파주에서조차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6.25 남침으로 수많은 군인과 민간인을 죽인 북한을 옹호하는 작금의 대한민국. 그런데 대북전단초자도 북한보다 오히려 더욱 나서 제재를 가하는 자들에 대해 어떻게 봐야한단 말인가. 정녕 이들이 대한민국의 국민들인지 묻고 싶다.

 

이 정도로 난리를 칠 거라면, 최근 북한이 대남전단을 살포하겠다는 것도 문제를 삼아야 하는 것 아닌가. 북한에 대해선 한마디도 못하면서, 오히려 대북전단에 대해서만 문제를 제기하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 대북전단도 어려운 시기에 자중할 필요는 있지만 그렇다고 강제적으로 막아서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해서는 안될 일이다./배종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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