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판 장발장에 놀아난 대한민국의 허구성

박세경 | 기사입력 2020/01/01 [20:54]

(기자수첩)현대판 장발장에 놀아난 대한민국의 허구성

박세경 | 입력 : 2020/01/01 [20:54]

얼마전 인천에서 벌어진 ‘현대판 장발장’으로 국민들의 큰 공감을 일으켰다.

 

국민들은 지난달 10일 굶주림을 참지 못해 아들과 마트에서 우유·사과 등 식료품 1만 원어치를 훔치다가 적발된 뒤 잘못을 뉘우친 30대 가장의 사연을 듣고 후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배고파서 음식을 훔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각계각층의 후원금 전달은 물론 기부금까지 쏟아져 그나마 따스한 사회상을 보여줬다는 이야기로 우리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사실이 거짓으로 들통나고 있다. '현대판 장발장'을 지칭되던 30대 가장의 삶의 뒷 모습에는 치열한 삶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을 속여 온 삶이기 때문이다. 30대 가장은 택시기사로 일할 때 사납금을 제대로 내지 않거나 승객이 택시에 두고 간 휴대전화를 팔아 이득을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결국 배고파서 음식을 훔친 것이 아니라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도 도박에 빠지면서, 그 동안 지원금을 모두 날렸다는 이야기까지 들리는 등 방탕한 생활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처럼 논란이 끊이지 않자 30대 가장에게 했던 후원을 취소하겠다는 요청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중구는 장발장 가정을 후원했던 일부 시민이 후원 취소를 요청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참으로 코메디같은 이야기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가 좀더 사회속에 내재해 있는 우리 주변의 아픔과 갈등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또한 무조건 지원보다는 사회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박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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