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광명도시공사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배종석 | 기사입력 2019/05/14 [17:27]

(칼럼)광명도시공사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배종석 | 입력 : 2019/05/14 [17:27]

조선 개국 이후 태종 이방원은 30년도 안된 왕조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후계자를 놓고 고심했다.

당초 태종은 양녕대군을 후계자로 삼았으나 계속되는 비행과 과오 등으로 왕세자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인정받지 못해 결국 후에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에게 왕세자 자리를 넘겨주게 된다.

태종은 세종에 대해 술을 마시되, 중간에 적당히 그치는 자기절제력이 있어 양녕대군처럼 지나치게 술을 마셔서 실수를 범하지도 않고, 효령대군처럼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해 외국 사신들을 대접하는데 부족하지도 않는 ‘중용의 술 마시기’를 했단다.

그래서 나온 말이 적중이지(適中而止)란 말이다. 너무 지나치지 않고 적당히 그칠 줄 안다라는 뜻이다. 광명도시공사 김종석 사장이 병원을 퇴원한 후 일주일만에 출근한 날 공사 직원들이 대대적으로 환영행사(?)를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출근한 김 사장을 환영한 것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환영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정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한 두명의 직원이 아니라 김 사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면 직원들이 사무실에 나열한 상태에서 손편지를 전달하고, 화분을 전달하는 모습을 어떻게 봐야하는가.

거기에 지나칠 만큼 '만수무강'이라는 조선시대에 나올 법한 글까지 써서 전달하는 직원들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누가봐도 이것은 문제가 있다. 직원들이 도를 넘어선 행위를 했다면 김 사장은 이를 제지했어야 했다.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마치 '미풍양속'이라는 양념에 다른 양념을 얹어 은근슬쩍 칭찬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광명도시공사는 분명 지방공기업이다. 공무원은 아니지만 준공무원이다. 그래서 광명시와 감사원 등 각종 기관으로부터 예산지원과 감사를 받고 있다.

그만큼 도덕적으로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마치 자신은 아무런 죄가 없다는 식이다. 공무원조직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 실제 김 사장이 이를 알고도 묵인하고 즐긴 것인지, 아니면 정말 모른 것인지 정확하게 책임을 따져야 한다. 알고 묵인했다면 벌써부터 권력의 맛에 취해 X인지, 된장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여서 심각성을 보여준다.

반면 모르고 했다면, 도덕적으로 교육을 받아 문제의식을 깨우쳐야 한다. 김종석 사장은 전남대학교 출신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운동권 학생으로 알려져 있으며, 더민주당 출신으로 경기도의원 2번을 지내고 지난 해 부천시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하고 낙선했다. 그렇다면 상당히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공직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고 개혁해야 할 정도의 사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 직원들로부터 손편지나 받고 화분선물을 받았다는 것은 본인 스스로도 이미 권력의 맛에 취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떻게 권위적이고 권력욕에 취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욕할 수 있다는 말인가.

권력은 나누면 편하지만 권력의 맛에 취해 있다면 그것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광명도시공사 사장 자리는 1억 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자리다. 여기에 매월 수 백만 원의 판공비까지 제공되는 자리다. 차량과 운전기사도 제공된다. 그, 자리가 권력에 취해 있으라고 만든 자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예전에도 전임시장 시절 일부 공사 직원들이 생일축하 동영상을 찍어 외부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져 큰 논란이 일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조직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일은 안하고 윗선에 잘보이려고만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이런 사실은 김 사장이 SNS에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마치 개선장군처럼 자랑하고 싶었던 일이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 지금 경제가 좋지않아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살기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답답하다./배종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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