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유한국당 해산 청원, 과연 합당한가?"

배종석 | 기사입력 2019/04/30 [17:00]

(칼럼)자유한국당 해산 청원, 과연 합당한가?"

배종석 | 입력 : 2019/04/30 [17:00]

자유한국당을 해산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100만 명 서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도되면서, 하루종일 언론의 메인 이슈로 떠올랐다.

 

여기에 자유한국당도 더불어민주당을 해산해 달라며 같은 청원을 역시 청와대에 올렸다. 이번 청원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추진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이 원인이지만 이 과정에서 국회를 점거한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됐다.

 

그렇지만 자유한국당을 해산해 달라는 청원이 너무 황당하다 못해 과연 이런 청원이 청와대에 올라와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다. 의회민주주의는 국민이 직접 뽑은 대표로 하여금 의회라는 기구를 통해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서로 노선이 다르고, 주장이 다르더라도 이를 협의를 통해 수용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의회민주주의의 장점이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반발이 있을 수 있고,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논리이다.

 

그렇지만 그 정도가 어느 선까지인지 중요할 뿐 그 정도의 선을 넘어서 특정 정당에 대해 해산요구까지 한다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에서 독재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보다 오래전부터 의회민주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미국과 영국도 의회민주주의를 충실하게 이행해 오고 있다. 어느 누구도 정당을 해산해 달라는 청원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있으면. 다음 선거에도 선거로 심판할 뿐 정당해산 청원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이번 청와대 청원을 통해 특정한 기회를 얻으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을 올린 쪽에선 충분한 효과를 봤을 것이다. 자유한국당을 통한 진보쪽 결집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한편 아직도 세과시를 무시할 수 없다는 파워를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원래 목적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동안 청와대 청원 중에서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이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반면 의회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청원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가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것 아닌가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치는 항상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 어느 한 쪽에 힘이 몰리거나 몰아주게 되면 독재가 된다. 독재의 끝은 곧 파멸을 불러온다. 우리는 세계 정치사에서 독재의 끝이 어딘지를 자주 봐왔다.

 

탄핵으로 구심점을 잃은 자유한국당이 아직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워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국민의 신임을 얻을 정도로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을 내팽겨치면 안된다. 자유한국당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은 국민이고, 민심이다. 그 민심의 힘을 균형있게 배분해야 의회민주주의는 살아 있다.  

 

그래서 의회민주주의를 해치는 청원은 신중해야 한다. 다수를 가장한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짓밟는 행위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진정 민주주의는 소수의 의견도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배종석 편집국장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포토뉴스
고현정, 팬들과 SNS 소통 나서나…동안 사진 올려 '관심'
광고
광고
광고